최근 일본에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정식 교과서로 채택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선택제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AI 교과서가 기존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격하되며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두 국가의 상황은 디지털화된 교육 도구의 필요성과 잠재적인 문제를 동시에 부각시키고 있다.
디지털 및 AI 교과서 도입의 필요성
AI와 디지털 교과서는 개인화된 학습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교육부는 AI 교과서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격차를 줄이고, 자기주도 학습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개인화 교육의 실현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또한 디지털 교과서는 동영상, 음성 자료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학습의 흥미를 유발하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업데이트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종이 교과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더불어, AI 기반 학습 도구는 학생의 이해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효과적인 학습 지원이 가능하다.
디지털 교과서는 또한 교과서의 무게를 줄여 학생들의 신체적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전통적인 종이 교과서는 학생들이 매일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디지털 교과서는 모든 자료를 한 기기에 저장할 수 있어 이동성과 편의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디지털 교과서는 기후 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종이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환경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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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의 목소리들, 디지털 교육의 문제점
하지만 디지털 및 AI 교과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디지털 교과서가 학습 효과를 저하시키고 사고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디지털 교과서가 기억의 정착력을 떨어뜨리고 시각적 피로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서도 AI 교과서가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해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낮아지고, 게임 등 부적절한 사용으로 학습 환경이 저해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는 교사들의 숙련도 차이가 교육의 질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게다가, 디지털 교과서는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아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할 경우 학습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 특히, 지방이나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는 원활한 학습이 어려울 수 있으며, 디지털 기기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수업이 방해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는 경제적 격차와도 연관되며, 가정에서 적절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디지털 학습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해외 사례와 한국 교육의 교훈
스웨덴과 미국 등 디지털 교과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국가들의 실패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스웨덴은 디지털 교육의 부작용으로 학력 저하를 경험하며 다시 종이 교과서로의 회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AI 기반 대안 학교인 알트스쿨(Altschool)이 학습 성과 저하와 학부모의 불만으로 결국 폐교된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와 핀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교육과 종이 교과서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는 초등 교육에서는 종이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습하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점진적으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디지털 교과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보다 점진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은 디지털 및 AI 교과서의 도입이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졸속 도입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사 교육 강화: 디지털 교과서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학생 맞춤형 도입: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활용 방안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디지털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인프라 구축 및 기술 지원: 디지털 교과서 활용을 위한 안정적인 기술 인프라와 유지보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 기기 고장이나 인터넷 장애로 수업이 방해받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학부모 및 학생 참여: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효과 분석 및 피드백: 디지털 교과서 도입 후 학습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학생들이 올바르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및 AI 교과서 도입은 전통적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학습 환경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도입에 그쳐서는 안 되며,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실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부와 교육계는 디지털 교육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미래 교육의 초석을 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