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 정부 지원 없이는 운영 지속 어려워… 대학 측 “긴급 지원 필요”
재정난에 빠진 테네시주립대학, 생존 위한 지원 요청
테네시주립대학(Tennessee State University, TSU)이 주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오는 4월이나 5월 안에 현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은 운영 정상화를 위해 주 의회에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개혁을 위한 5개년 회생 계획도 준비 중이다. TSU의 드웨인 터커(Dwayne Tucker) 임시 총장은 주 의회의 흑인 의원 모임(Black Caucus)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학의 심각한 재정 상태를 설명하며, 이미 주 정부가 배정한 2억 5천만 달러 중 1억 5천만 달러의 사용 제한을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해당 자금이 허용된다면, 대학은 회생 계획의 첫해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운영 적자와 등록률 저조, 재정난의 원인
TSU의 재정 문제는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운영 적자가 누적되면서 대학의 재정 상황은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2024년 가을 학기에는 등록률 목표 미달과 운영 적자로 인해 4,600만 달러 규모의 재정 손실이 예상되었다. 대학은 재정적 비효율성을 초래한 요인으로 ▲ 재정 지원 시스템의 비효율 ▲ 학생 상담 및 등록 절차의 문제 ▲ 2024년 연방정부의 FAFSA(연방 학자금 신청서) 시스템 혼란 등을 지목했다. 특히, 대학 측이 별도의 재원 마련 계획 없이 전면 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문제를 심화시켰다.
2022 회계연도에 TSU는 코로나19 팬데믹 긴급 기금을 이용해 3,700만 달러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했지만, 해당 자금이 소진된 이후에도 추가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학비 지원 부담이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학비를 대폭 할인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운영 적자로 이어졌다.
州 정부, 대학 운영 개입… 이사진 교체 단행
테네시주립대학의 운영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주 의회는 2024년 3월 대학 이사진 전원을 교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공화당 주도의 법안이었으며,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대했다. 긴급 지원을 통해 2024년 가을 학기 대학 운영은 유지되었지만, 터커 총장은 대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대학이 모든 청구서를 지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대학이 이미 운영 중단 상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州 정부, 오히려 대학에 빚을 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테네시 주 정부는 TSU에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3년 당시 미국 교육부 장관 미겔 카르도나(Miguel Cardona)와 농무부 장관 톰 빌색(Tom Vilsack)는 테네시 주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TSU가 “수십 년 동안 지속된 공공 역사적 흑인 대학(HBCU)에 대한 과소 투자”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 분석에 따르면, TSU는 지난 30년간 2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적절히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회는 2021년 TSU가 약 5억 4천만 달러의 지원 부족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2억 5천만 달러의 일회성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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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대응 대신 현실적인 지원 요청 선택
대학이 주 정부에 미지급된 21억 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되었으나, 터커 총장은 법적 대응이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지원을 결정하는 의원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정에서 승소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TSU는 소송보다는 주 의회가 인정한 5억 4천만 달러의 미지급액 중 추가적인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다. 터커 총장은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주 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지원 요청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대학의 마지막 선택지, ‘재정 비상 사태’ 선포 검토
만약 주 정부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TSU는 ‘재정 비상 사태(Financial Exigency)’를 선포할 수도 있다. 이는 대학이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을 경우 교수진 감축, 학과 폐지 등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1월 31일 열린 TSU 이사회 특별회의에서는 미국 대학경영자협회(NACUBO) 컨설턴트가 재정 비상 사태 절차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터커 총장은 “현재로서는 고려 중이지만, 당장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주 정부의 선택은? TSU의 생존 여부 갈림길
테네시주립대학의 생존 여부는 결국 주 의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 대학 측은 긴급 지원 없이는 올해 봄 학기를 넘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미 운영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자금 없이 대학을 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주 정부가 TSU의 요청을 수용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개혁 요구와 함께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적절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테네시주립대학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