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요? 가짜 후기 시대의 생존 가이드
싱가포르에서 마주한 ‘가짜 후기’의 세계
“싱가포르 지하철에서 한국에서 만든 트래블로그 등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데, 갈색 라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여행을 앞두고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문장은 의외로 흔하게 반복되고 있었다. 검색을 통해 찾은 수십 개의 후기 중 적지 않은 글이 ‘한국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로 싱가포르 버스와 지하철을 탈수 있지만, 갈색 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들이 줄지어 있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어느 부분에서부터 납득하기 어려웠다.
첫째, 싱가포르의 교통 시스템은 비접촉식 카드 방식으로 운영되며, 단말기 구조는 노선마다 다르지 않다. 특정 노선만 카드 인식이 불가능하다는 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둘째, 여행용 카드의 경우 국내에서부터 해외 결제가 가능한 교통 특화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전제 자체가 무리가 있다.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실제로 나는 여행 중 트래블로그(Travelog) 카드를 비롯해 두 개의 국내 발급 교통 특화 신용카드를 가지고 싱가포르 MRT를 탔다. 모든 노선에서 문제없이 탑승이 가능했다. 갈색 라인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아무런 오류도 없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정보 정정에서 그치지 않았다. 나는 의문을 가졌다. “도대체 이 리뷰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정말 가본 사람들이 쓴 글일까?” “수십 명의 여행자가 똑같은 내용을 같은 문장 구조로 적어낸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이상하리만큼 비슷한 문장들. 맹목적인 단정, 검증되지 않은 주장, 그리고 사진 없이 텍스트만 가득한 후기들. 이것은 어쩌면 ‘리뷰’가 아니라 ‘리뷰처럼 보이게 만든 콘텐츠’는 아닐까?

가짜 리뷰의 범람: 우리는 왜 속는가?
리뷰는 이제 단순한 소비자 의견이 아니다. 그 자체로 ‘설득의 도구’이며, 상품보다 먼저 소비되는 ‘콘텐츠’다.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구매하든, 어디를 여행하든, 어떤 앱을 설치하든 반드시 ‘후기’를 참고한다. 리뷰는 일종의 필터고, 선택의 가이드라인이다. 기업이나 판매자,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도 리뷰는 상품보다 강력한 마케팅 도구다. 실제로 긍정적인 리뷰가 몇 개만 있어도 전환율은 급격히 상승한다.
이렇게 영향력이 커진 리뷰 시장은 자연스럽게 ‘조작’의 유혹에 노출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보상 리뷰였다. “좋은 리뷰 남기면 스타벅스 기프티콘 드려요.” 하지만 이는 금세 구조화되고 산업화되었다. 페이스북이나 텔레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는 가짜 리뷰를 거래하는 브로커 그룹들이 존재한다. “한 건당 2천 원”, “4성 이상 리뷰만 가능” 같은 조건들이 오간다. 아마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구글맵, 트립어드바이저… 리뷰가 있는 곳엔 조작도 있다.
우리가 속는 이유는 간단하다. 리뷰가 너무 ‘그럴싸’하기 때문이다. 이제 리뷰는 허술하게 조작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감정선, 단어 선택, 말투의 흐름까지도 계산된 리뷰가 많다. 전문가들이 마케팅용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듯, 리뷰도 기획되고 생산된다. 그 안에 진실은 없다.
게다가 이제는 AI가 이 일을 돕는다. OpenAI의 ChatGPT, Writesonic, Copy.ai, 그리고 AP 뉴스 기사에서 언급된 Rytr 같은 도구들이 대표적이다. 원클릭으로 20개의 후기, 50자의 리뷰, “마치 여행자가 직접 다녀온 것 같은” 문장들을 생성한다. 놀랍게도 이 문장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논리적이며, 때론 ‘정직한 평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정직함에 속는다. 실제로 AI가 쓴 리뷰는 특정 패턴을 따른다. 지나치게 상세한 묘사, 제품명 혹은 노선명 반복, 비슷한 구조의 표현(“처음 느낀 건”, “정말 놀랐어요”, “완전히 게임 체인저였어요”) 이런 특징은 플랫폼의 AI 감지 기술로 포착되기도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 특히 짧은 텍스트나 감정이 절제된 문장은 AI 탐지기를 쉽게 속인다. 일반 사용자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란, 어쩌면 AI보다 더 어렵다.
게다가 우리는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다. 처음 한두 개의 글에서 “갈색 라인에서는 카드가 안 된다”는 정보를 보면, 이후 보게 되는 유사한 글들을 ‘사실’로 인식한다. 그리고 아무런 의심 없이 이를 주변에 전파한다. 그렇게 가짜는 진짜가 된다.
리뷰는 ‘사실’이 아니라 ‘경험’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진짜 경험 없는 사람들이 써낸 ‘허구의 경험’을 사실처럼 소비하고 있다.
이번 칼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가짜 리뷰의 정체, 그것이 AI 시대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소비자와 플랫폼, 나아가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속에서 무엇을 분별하고,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따져보고자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를 알아보는 감각은 이제 생존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AI, 가짜 리뷰의 진화에 불을 붙이다
가짜 리뷰는 원래부터 존재해 왔다. 하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그것은 ‘질’과 ‘양’ 모두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했다.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 때문이다.
이제 가짜 리뷰는 사람이 직접 쓰지 않는다. 리뷰 브로커들은 단 몇 초 만에, 수십 개의 후기 문장을 AI를 통해 자동으로 생성한다. 입력값은 간단하다. “싱가포르 MRT 리뷰, 카드 사용 불가, 갈색 라인 언급, 70자 이내, 실제 이용한 듯한 톤.” 결과는 놀랍다. ‘기계가 만든 문장’이라는 걸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때로는 인간보다 더 논리적이다.
2024년 12월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더 트랜스페어런시 컴퍼니(The Transparency Company)’는 홈서비스, 법률, 의료 분야의 리뷰 7300만 건을 분석해 약 14%가 가짜일 가능성이 높고, 이 중 약 230만 건은 AI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AI는 단지 ‘도구’가 아니라 ‘전략’이 되었다. Rytr라는 AI 글쓰기 플랫폼은 한동안 리뷰 생성기를 사용자에게 판매했고, 실제로 이 도구는 수천 개의 지역 업체 리뷰를 쏟아냈다. 그 중에는 ‘디자이너 가방 모조품 판매자’, ‘차고 문 수리업체’ 등의 가짜 후기도 포함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Rytr 운영사를 제소하기에 이른다.
기업들조차 AI의 위력을 체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 더블베리파이(DoubleVerify)는 AI로 작성된 앱 리뷰가 최근 모바일과 스마트TV 앱 시장에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일부 앱은 리뷰를 이용해 사용자를 속이고 악성코드가 포함된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광고 수익을 노렸다. 가짜 리뷰는 이제 텍스트를 넘어선다. 음성, 이미지, 영상 콘텐츠까지 자동 생성이 가능해졌고, 이는 ‘리얼리티의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마치 그 장소에 직접 다녀온 것처럼, 마치 그 물건을 실제 써본 것처럼 말이다. AI는 경험을 위조하는 기술이 된 셈이다.
이러한 기술은 리뷰 생태계를 심각하게 왜곡한다. 실제 후기를 작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자동화된 콘텐츠가 검색 알고리즘 상단에 포진하게 된다. AI는 반복 가능하고 효율적이며, 단가도 저렴하다. 결국 진짜 리뷰는 사라지고, 가짜 리뷰가 ‘다수의 진실’을 가장하는 세상을 만든다.
물론, 모든 AI 사용이 불법은 아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영어가 서툴러 AI의 도움을 받아 표현을 다듬기도 하고, 정직한 후기를 더 쉽게 전달하려고 도구를 사용한다. 문제는 ‘의도’다. 경험을 왜곡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법과 윤리: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서부터가 사기인가
우리는 종종 ‘리뷰’를 표현의 자유 혹은 개인적인 경험 공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뷰가 의도적으로 조작되고, 그로 인해 소비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 사기(fraud)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실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4년 10월, 가짜 리뷰에 대한 강력한 규제안을 발효했다. 기업이 가짜 리뷰를 직접 작성하거나 제3자에게 위탁해 작성하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허위 리뷰를 사용한 마케팅 행위, 리뷰를 가장한 광고 역시 처벌 대상이다. 리뷰 조작을 알고도 방치한 경우,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는 단지 인터넷 상의 ‘후기’ 하나하나가 경제적 신뢰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리뷰는 ‘표현’이면서 동시에 ‘상품’이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리뷰 조작 자체가 처벌받는 경우는 드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쇼핑몰 사업자에 대해 허위 광고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는 있지만, 리뷰 자체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거나 판단한 사례는 드물다. 블로그 체험단, 인스타그램 협찬 후기 등은 광고 표기 의무가 있지만, 이를 어긴다고 해도 제재는 느슨하다.
이처럼 법은 기술보다 항상 한발 늦다. 특히 AI가 개입하는 경우, 리뷰 작성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 판단은 더 복잡해진다. ‘AI가 생성한 문장을 사람이 그대로 게시했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회색지대다.
또 하나 중요한 논의는 윤리다. 리뷰를 읽는 사람은 이를 ‘경험자’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조작은 곧 신뢰의 파괴다. 가짜 리뷰는 기업의 신뢰를 깎고, 플랫폼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
이 문제는 단지 법의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의 책임도 있다. 아마존, 트립어드바이저, 글래스도어, 익스피디아, 트러스트파일럿 등은 2023년 ‘신뢰할 수 있는 리뷰 연합(Coalition for Trusted Reviews)’을 출범시키며, AI로 생성된 가짜 리뷰에 대응하는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하지만 실제 조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리뷰 감시 시민단체인 ‘Fake Review Watch’의 케이 딘(Kay Dean)은 말한다.
“AI 없이, 자동화 도구 하나 없이, 오로지 사람 눈으로만 봐도 하루에 수백 건의 가짜 리뷰를 찾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정말로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면, 왜 아직도 이토록 많은 가짜가 그대로 남아 있을까요?”
지금은 플랫폼, 기업, 소비자 모두가 책임을 공유해야 할 시점이다. 법의 테두리가 닿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는 ‘윤리’라는 이름의 가이드라인을 다시 세워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매일 ‘결정’을 해야 한다. 그 결정의 많은 부분은 ‘리뷰’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그 리뷰가 가짜일 수도 있다면 — 우리는 어떤 무기를 가질 수 있을까?
가짜 리뷰를 의심할 수 있는 ‘패턴’ 감지하기
전문가들과 AI 감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가짜 리뷰의 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지나치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감정 표현 (예: “이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이런 쓰레기를 왜 팔죠?”) 제품명·지명·브랜드명이 지나치게 반복( 예: “싱가포르 MRT 갈색 라인에서는 트래블로그 카드가 안 된대요.”) 사진이 전혀 없는 후기 (리뷰어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이 없이 텍스트만 존재하는 경우, 실제 체험 없이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클리셰적 표현 (예: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솔직히 말해 기대 이상이었어요”, “게임 체인저였어요”) 짧고 단순한 구조지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장 (플랫폼 알고리즘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양산된 흔적일 수 있다.)들이다.
다양한 채널, 다양한 시간대,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하기
리뷰의 ‘진짜’를 알아내는 데 필요한 것은 다층적인 검토다. 한 제품/장소에 대해 여러 플랫폼의 후기를 비교해보자. 리뷰 작성 날짜가 몰려 있는지 확인해보고 (리뷰 공세 흔적), 리뷰어의 다른 게시물도 일관성 있는 실제 사용자일까, 혹은 리뷰만 반복적으로 작성하는 계정일지 살펴봐야 한다.
“리뷰를 위해 여행하지 말자”는 마음가짐
때때로 블로거나 SNS 사용자 중 일부는 리뷰를 위해 리뷰를 만든다. 자신의 콘텐츠를 ‘정보성’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검색어 최적화(SEO)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는 당신도 이미 목격했듯,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리뷰의 대량 생산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순하다. 후기를 볼 때 “이 리뷰어, 정말 다녀온 걸까?” 라고 한 번만 더 의심해보고 글에 정보가 아니라 ‘경험’이 담겨 있는지 봐야 한다. 후기의 문장이 아니라, 맥락과 감정의 흔적을 살펴보고, 우리가 리뷰를 남긴다면 진짜로, 겪은 것을, 진심으로, 적어주는 것. 그게 리뷰 생태계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실천이다.
신뢰의 문제: 정보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을 것인가
정보는 넘쳐나지만, 진실은 희미하다. 우리는 매일 수십 개의 후기를 읽고, 수백 개의 피드백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이나 경험은 점점 더 추상적이고 낯설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지만, 실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정보 소비자들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혼란이다.
리뷰는 과거의 흔적을 공유하는 행위였다. 누군가의 여행, 누군가의 식사, 누군가의 사용 후기. 이 모든 것은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그 신뢰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전제가 아니다. 리뷰는 이제 전략이 되었고, 상업화된 말이 되었으며, 때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경험을 꾸며낸 픽션이 되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결국 하나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
단순히 리뷰의 진위를 판별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신뢰를 구성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진짜 같은 말에 속는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완벽한 문장이 거짓을 드러낸다. 오히려 진짜는 불완전하고, 어색하고, 감정이 삐져나오는 틈에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리뷰의 형식보다 그 안에 흐르는 분위기와 의도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는 모든 것이 검색 가능하지만, 믿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그 기술이 생성한 정보의 정직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은 자신이 겪은 일을 글로 남기고, 그 글을 다른 사람이 읽고 공감하며 다시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 때, 신뢰는 비로소 살아난다. 반복 가능한 문장, 알고리즘을 노린 표현은 금세 소비되고 잊혀지지만, 한 명의 여행자가 고백하듯 적은 한 줄의 리뷰는 오래 남는다.
우리는 리뷰를 통해 타인의 삶을 엿본다. 그 삶이 진짜일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신뢰를 함께 경험한다. 그래서 진짜 리뷰는 단지 정보를 넘어선다. 그것은 누군가의 감정, 누군가의 선택, 누군가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것이 쌓여야 우리는 다시 리뷰를 믿을 수 있게 된다.

에필로그 – 다시 여행 후기를 쓰며
싱가포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나는 한동안 스마트폰을 꺼내지 못했다. 돌아오자마자 써야 할 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단지 누군가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혹은 검색 결과에 노출되기 위해 썼던 예전의 글들과는 달라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유독 많은 가짜 후기와 마주했다. 내가 읽었던 블로그 글들, 그리고 그 안에서 반복되던 문장들. 겉보기에 그럴싸하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들. 그리고 그 리뷰들이 쏟아내는 단정적인 어조 속에서 나는 질문을 품었다. 정말 이 글을 쓴 사람이 직접 가봤을까? 정말 저 문장을 적을 만큼의 경험이 있었을까?
결국 직접 확인해본 결과는 분명했다.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글들이 넘쳐났지만, 실제로는 문제없이 카드 사용이 가능했다. 그 사실은 단지 ‘정정해야 할 정보’가 아니라, 내가 믿고 의지했던 정보들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이제 나는 리뷰를 볼 때, 조금 더 천천히 읽는다. 화려한 문장보다 어색한 감정을 먼저 읽고, 키워드보다 표현의 온도를 먼저 느끼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리뷰를 쓸 때도 그런 태도를 가지려고 한다. 정보는 나눌 수 있지만, 경험은 거짓 없이 전달되어야 한다는 다짐과 함께.
나는 지금도 누군가의 후기를 읽고, 또 내 후기를 쓴다. 하지만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그 글이 누군가에게 ‘믿을 만한 목소리’로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진짜를 겪은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정의 결이 있고, 그 결이 모여야만 신뢰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뷰는 더 이상 단순한 의견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믿음이고, 선택이고, 연결이다.
그러니 이제는 묻고 싶다.
당신이 읽는 그 글은, 진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