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도 간편하게 유기용매 감지 가능… 국제 학술지 Featured Article 선정
휘발성 유기용매, 신속하고 간편하게 식별하는 기술 개발
전남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정헌호 교수 연구팀이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휘발성 유기용매(VOCs)를 빠르고 저비용으로 식별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유기용매 감지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전문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휘발성 유기용매(벤젠, 포름알데히드, 클로로포름 등)는 끓는점이 낮아 쉽게 증발하며,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거나 발암성 물질로 작용하는 등 인체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업 종사자는 물론 일반 소비자도 쉽게 휘발성 유기용매를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광유체소자 기반 종이칩 기술 도입
전남대와 아주대학교 연구팀은 광경화성 불소수지고분자(fluoropolymer)를 활용한 양면-포토리소그래피(double-sided photolithography) 방식으로 3D 채널 구조를 갖춘 내화학성 종이칩을 개발했다.
특히, 연구팀은 정교한 유체 제어 기능과 비색 감지 기술을 접목한 광유체소자(Optofluidic device)를 활용해 휘발성 유기용매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유기용매가 종이칩 내 특정 채널을 통해 흐를 때 발생하는 비색 변화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용매를 식별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후각 시스템을 모방한 유기용매 감지 기술 구현
연구팀은 고분자 기반 흐름제어 관문(macromolecule-driven flow gate, MDF gate)과 광결정 필름(Photonic crystal film)을 종이칩에 적용해 인간의 후각 시스템을 모방한 유기용매 감지 기술을 구현했다.
인간의 후각은 다양한 냄새 분자를 여러 개의 후각 수용체 패턴으로 구별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응용해 종이칩 내 흐름제어 관문과 광결정 필름이 후각 수용체 역할을 하도록 설계, 이를 통해 다수의 유기용매를 정밀하게 식별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국제 학술지 Featured Article 선정… 향후 연구 전망
이번 연구는 전남대 정헌호 교수(화공생명공학과)와 아주대 심태섭 교수(화학공학과)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전남대 최진솔 석사(화공생명공학과)와 아주대 오치영 박사 과정생(에너지시스템학과)이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기본연구 및 우수신진연구과제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세계적 학술 출판사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Nature Publishing Group)이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Microsystems & Nanoengineering』(영향력 지수 7.3, JCR 상위 3.3%) 1월호에서 ‘Featured Article’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정헌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전문가도 손쉽게 유기용매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향후 더 정밀한 센서 개발을 통해 수백, 수만 가지의 유기용매를 감지하는 기술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산업 안전과 환경 보호, 의료·바이오 센서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더욱 넓혀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