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개발도상국 지원 축소 속, 중국의 전략적 우주 외교
미국의 국제원조 축소와 중국의 아프리카 우주 협력 확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국제원조를 삭감하는 가운데,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우주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Reuters)의 최근 보도(Reuters, “China builds space alliances in Africa as Trump cuts foreign aid”, 2025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를 줄이는 동안 중국은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우주 기술 지원과 인공위성 개발을 통해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외교적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위성 기술 및 지상국 구축 협력을 진행하면서 군사적 감시와 데이터 수집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축소로 인해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사이, 중국은 이를 기회로 삼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및 기술 인프라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원조 삭감과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변화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부터 연방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같은 기관의 예산 감축으로 이어졌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원조 프로그램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CEO 엘론 머스크가 정부 예산 삭감 및 효율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USAID의 예산이 대폭 축소되었다. 이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의 영향력 축소는 곧바로 중국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 우주 협력 확대와 전략적 목표
이집트와의 협력: 우주기술 중심지 구축
이집트는 중국과의 우주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외곽에 최첨단 인공위성 조립 공장을 건설했으며, 이곳에서 아프리카 최초의 자체 생산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성 부품이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되고 있으며, 중국 과학자들이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시설은 단순한 우주 연구소가 아니다. 중국은 이집트를 아프리카 전역의 우주 연구 및 위성 데이터 허브로 육성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다자 협력 확대
이집트 외에도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에티오피아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하여 우주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까지 23개국과 우주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위성 및 지상국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개발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적 이익 확보를 위한 것이다. 중국이 지원한 위성 시스템은 기후 변화 감시, 농업 생산성 향상 등의 민간 목적뿐만 아니라 군사적 감시 및 정보 수집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국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우주 경쟁
미국의 우려와 대응 부족
미 국방부 및 정보기관은 중국의 아프리카 내 우주 프로젝트가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위성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이를 통해 감시 및 군사 작전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현재까지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본격적인 우주 협력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과만 제한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뒤처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달 탐사 경쟁과 국제 사회의 선택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단순한 협력 파트너가 아닌 우주 탐사 동반자로 삼고자 한다. 실제로 최근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은 중국과 함께 달 기지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협정’과 경쟁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달과 화성을 포함한 우주 탐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은 어느 진영에 가담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은 “어떤 나라도 우주 개발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조를 내세우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글로벌 우주 패권 경쟁 속 아프리카의 역할 변화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원조 삭감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 틈을 이용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장기적인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의 우주 협력 확대는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 및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 구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향후 몇 년간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어떤 전략적 대응을 내놓을지, 중국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할 것인지 여부는 국제 정치 및 우주 개발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