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완, 김선주의 “지방사립대학의 적립금 현황 및 변화추이 분석(재무행정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지방사립대학들이 2012년~2021년 10년간 축적해온 적립금은 약 2조 7,338억 원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숫자는 그 자체로 끝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사립대학의 적립금은 건축, 장학, 연구 등 다양한 용도로 구분되며, 지난 10년 동안 그 변화는 지역과 대학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적립금,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2021년 기준, 지방사립대학의 누적 적립금 2조 7,338억 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건축 적립금(약 52%)과 특정목적 적립금(약 27%)이다. 장학과 연구를 위한 적립금은 각각 약 12.6%와 6.6%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건축 적립금은 대학의 노후 시설 유지와 증축을 위한 필수 자금이지만, 이를 제외한 장학 및 연구 적립금의 감소세는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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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당해 연도 적립금 사용액은 총 2,813억 원. 이 중 건축 적립금이 약 1,302억 원으로 전체의 46.3%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율로 사용되었다. 다음으로는 특정목적 적립금이 약 1,054억 원(37.5%)을 기록했다. 반면, 장학 적립금(216억 원)과 연구 적립금(159억 원)의 사용은 현저히 낮았다.
대학 규모에 따른 적립금 격차
지방사립대학을 규모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적립금의 사용 및 축적에 있어서 큰 차이가 드러난다.
대규모 대학
- 누적 적립금: 약 1조 4,428억 원
- 주요 비중: 건축 적립금(52.8%), 특정목적 적립금(24.5%)
- 적립금 사용: 건축에 48%, 특정 목적에 37.9% 집중
중규모 대학 - 누적 적립금: 약 7,108억 원
- 주요 비중: 건축 적립금(46.7%), 특정목적 적립금(33.1%)
- 적립금 사용: 특정목적에 48.3%, 건축에 34.1% 사용
소규모 대학 - 누적 적립금: 약 5,802억 원
- 주요 비중: 건축 적립금(56.4%), 특정목적 적립금(26.9%)
- 적립금 사용: 건축에 56.6%, 연구 적립금 사용 비중(13.7%) 상대적으로 높음
소규모 대학은 적립금의 상대적 규모가 적지만, 연구 및 장학 적립금 사용 비중이 다른 대학보다 높은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학생 수 대비 연구 및 장학 지원이 상대적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적립금 변화, 10년의 흐름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지방사립대학 적립금의 총 규모는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 건축 적립금은 44.3%에서 52.0%로 꾸준히 증가하며 주요 비중을 차지했다.
- 특정목적 적립금은 31.3%에서 27.3%로 감소하며, 장기적 감소세를 나타냈다.
- 장학 적립금과 연구 적립금은 각각 12.6%와 6.6%로 비중이 줄어들어 학생과 연구자에 대한 지원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정 대학들의 극단적인 변화가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대구의 한 대학은 건축 적립금에서 412억 원이 증가했으나, 다른 대학은 장학 적립금에서 200억 원 이상 감소한 사례도 있었다.
적립금 논란과 정책적 과제
적립금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사립대학의 재정난을 가중시키며 적립금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여전히 거대한 적립금을 유지하며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접근을 제안한다.
- 지역 특성 반영:수도권과 지방의 적립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적립금 투명성 강화:적립금의 용도와 사용 현황을 명확히 공개하고, 장학 및 연구 지원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
- 대학 규모별 지원:소규모 대학을 위한 별도의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해 적립금 부족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를 방지해야 한다.
지방사립대학 적립금의 현황과 변화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한국 고등교육의 미래를 그리는 중요한 단서이자, 더 나은 대학 재정을 위한 공론화를 이끄는 자료다. 적립금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세분화되고 구체화될 때, 지방사립대학은 새로운 재정적 도약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