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확보·군사적 요충지·북극항로 개척… 글로벌 패권 경쟁 심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및 군사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유럽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영토 확장 시도가 아니라, 북극의 지정학적 가치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통해 천연자원 확보, 북극항로 개척, 군사적 요충지 선점 등 다양한 이점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패권 경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보도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트럼프의 그린란드 정책과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2025.2.28, 제2326호)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
그린란드, 북극 전략의 핵심 지역
그린란드는 단순한 북극의 광대한 섬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섬이자 천연자원 부국이며, 전략적 군사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편입하고자 하는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군사적 요충지 확보
그린란드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통과하는 최단 루트로, 미국의 전략적 안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1951년부터 그린란드에 툴레 공군기지(Thule Air Base, 현재 ‘피투픽 공군기지’로 개칭)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4년간 시설 현대화를 위해 3억2천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기지는 조기경보 시스템과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향후 군사적 활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 희토류 및 천연자원 확보
미국이 그린란드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리튬, 희토류 등 전략광물 자원의 매장량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EU가 지정한 34개 핵심 원자재(critical raw minerals) 중 2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배터리·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미국은 이미 2019년 그린란드 정부와 **자원 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2024년에는 에너지 및 광물자원 협력 관련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 또한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지인 크바네피엘(Kvanefjeld) 광산 개발권을 확보하려 했으나, 미국과 덴마크가 이를 저지하며, 전략 자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3. 북극항로 개척 및 경제적 가치
북극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와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의 상시 개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운송 거리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 유럽-아시아 간 항로 거리를 기존 수에즈 운하 대비 30% 단축
- 물류 비용 20% 이상 절감 효과
이러한 이점으로 인해, 미국은 북극항로를 선점하고 러시아 및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정책과 국제적 반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을 제안한 바 있으며, 2025년 1월에도 그린란드 편입 및 군사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J.D. 밴스(J.D. Vance) 부통령 당선인은 미국의 안보와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 그린란드 거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공화당 하원의원 앤드류 오글즈(Andrew Ogles)는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법안(Make Greenland Great Again Act)’을 발의했다.
그러나 덴마크와 유럽 국가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제안을 일축했으며, 무테 에게데(Múte Egede)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 또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는 “국경 불가침은 국제법의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을 견제했다.
더 나아가 EU 이사회 국방위원장은 그린란드에 유럽 병력을 주둔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
미국을 중심으로 그린란드 및 북극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북극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1. 희토류 수입 다변화
현재 한국의 희토류 수입의 61.2%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의 희토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그린란드 및 덴마크, 미국 등과 협력하여 희토류 수입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2. 북극 개발 및 친환경 선박 기술 확대
한국은 2002년부터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 다산 과학기지를 운영하며 북극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북극 환경 보호 및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북극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3. 다자주의 원칙 유지 및 국제 협력 강화
우리나라는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의 옵서버 국가로 활동 중이다.
향후, IMO(국제해사기구), UN 국제법위원회 등의 국제 협력 체계를 활용해 북극 개발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북극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제적·환경적·외교적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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