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관세 정책과 시장 혼란이 불러온 불안정… 소비자 신뢰 1952년 이래 4번째 최저치 기록
트럼프, ‘경제 구원자’를 자처했지만 위기를 자초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단 100일 만에 미국 경제를 위기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CNN은 트럼프가 세계가 부러워했던 미국 경제를 단기간 내에 흔들리게 했으며, 그 결과 미국의 금융 안정성 이미지까지 위태로워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은 높은 식료품 가격에 지쳐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저렴하게 만들겠다”는 공약에 기대를 걸었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부를 수밖에 없는 정책들을 고수했다. 주요 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화에 혼란을 겪고 있으며, 경기 침체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아름다운 관세’가 초래한 시장 붕괴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19세기 후반 ‘황금시대’로 되돌리겠다는 의도로 관세를 무기 삼아 무차별적인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수십 개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특히 중국에는 145% 관세를 적용하여 사실상 양국 간 무역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베이징은 미국과의 협상 진행을 부인하며, 굴복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주식 시장에서 수조 달러가 증발했으며, 항공사들은 운항 편수를 줄였고, 대형 소매업체들은 중국산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도 일부 기업이 신규 고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소비 심리 붕괴와 시장 공포 확산
2025년 4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1952년 이후 4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한 달 내내 ‘공포’ 또는 ‘극심한 공포’ 상태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트럼프의 지지율은 41%로 급락해 지난 70년간 취임 100일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특히 경제 분야 지지율은 39%로 떨어졌고,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35%, 관세 정책 지지율도 35%에 그쳤다.
정책의 불확실성과 시장 충격
트럼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의회의 승인 없이 관세를 부과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감행했다. 또한, 관세를 부과하고, 유예하고, 다시 조정하는 등의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반복하며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4월 2일 트럼프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경제 독립 선언’을 하며 관세 부과를 자축했지만, 시장에서 채권 매도세가 급격히 나타나자 몇 시간 만에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CNN은 이러한 혼란이 “경제 주기를 넘어서 대통령 개인의 자의적 결정”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적 고립과 브랜드 가치 훼손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 일대일 협상으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80년간 유지되어 온 미국 중심 국제 질서를 붕괴시키고 있으며, 세계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켄 그리핀(Ken Griffin)은 “미국은 단순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인이 동경하는 브랜드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브랜드를 허물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100일 동안 자신이 200건의 무역 거래를 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일본, 한국,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 추진 소식은 있지만, 통상 수년이 걸리는 정상적인 협상 절차를 고려할 때 빠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설령 일부 소규모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트럼프가 주장하는 글로벌 무역 혁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관세를 20%, 30%, 심지어 50%까지 부과할 수 있으며, 이를 “완전한 승리”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물가 폭등이라는 형태의 ‘대규모 세금 인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감세안 처리를 둘러싼 협의가 지연되고 있어 현실화는 불투명하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트럼프의 경제 실험은 미국 경제를 구하기보다는 심각한 불안정성과 높은 물가,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트럼프가 스스로 설정한 ‘궁극의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정치적 탈출구조차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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