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제 교육 지원 중단, 대학 연구 및 협력 프로그램 타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개발 지원을 담당하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전격 폐쇄하면서 전 세계 대학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USAID는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의 고등 교육 기관과 협력하여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으며, 미국 정부의 ‘소프트 파워’ 확산을 위한 주요 통로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수많은 국제 대학의 연구 및 교육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의 대학교 정책 변화와 USAID 폐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학을 겨냥한 강경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대학 내 자유 발언 규제, 반유대주의 정책 강화, 성평등 프로그램 및 다양한 포용성 정책 폐지 등을 포함한 행정명령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는 학계를 ‘마르크스주의 광신도’라고 비판하며 학문적 자유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연구 보조금 지급을 90일 동안 동결했으며, 이후에도 정부의 연구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교육부(Department of Education)의 새 지도부를 임명했으며, 교육부 자체를 완전히 해체할 것이라는 계획도 공언한 바 있다.
USAID 폐쇄, 대학 연구 및 글로벌 협력에 미치는 영향
USAID는 미국 대학 및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여 교육과 연구 지원을 제공하는 주요 기관 중 하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예산 감축을 목적으로 만든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가 USAID를 “범죄 조직”이라고 비난하며 전면적인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수백 건의 USAID 계약이 중단되고, 수천 명의 직원이 해고되거나 일시적으로 해고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USAID 직원 규모는 기존 14,000명에서 300명 미만으로 급감하며, 약 800건의 연구 및 개발 보조금과 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많은 대학이 연구 프로젝트 중단 및 예산 부족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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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고등 교육 지원의 역사적 맥락
USAID는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설립한 기관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미국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했다. 특히 대학과 협력하여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 2023년 기준, USAID는 830개의 해외 고등 교육 기관을 지원했으며, 95,700명의 학습자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690편의 동료 심사(peer-reviewed) 논문을 발간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기후 변화, 식량 안보, 보건 위기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미국 대학과의 협력 중단, 세계적 파급력 예상
USAID의 지원 중단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대학들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대학 80여 곳은 ‘미래를 위한 식량 공급(Feed the Future)’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기아, 빈곤, 영양 문제 해결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40개 주에 있는 대학들이 39개국의 대학과 협력해 왔다. 그러나 이번 폐쇄 조치로 인해 이러한 국제 협력 사업도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미국 대학들이 참여했던 고등 교육 역량 강화 프로젝트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갑작스러운 지원 중단으로 인해 연구 및 교육 인프라 개선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보수 진영의 비판과 정치적 논쟁
USAID는 오랜 기간 보수 진영의 공격을 받아 왔다.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USAID가 관료적 비효율성과 낭비가 심한 기관이며,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적 도구’라고 비판해 왔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보수적 비전: 리더십을 위한 강령(Mandate for Leadership: The Conservative Promise)’ 보고서에서도 USAID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정부의 해외 원조 기관과 관료 조직은 미국의 이익과 맞지 않으며, 많은 경우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조치를 정당화했다.
국제적 반발과 미국 내 반대 움직임
USAID 폐쇄 조치가 발표되자 미국 내외에서 반발이 거세다.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활발하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37명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USAID 폐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중국, 러시아, 이란이 미국의 갑작스러운 글로벌 후퇴로 생긴 공백을 빠르게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조치는 향후 미국의 국제 협력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USAID 폐쇄로 인해 대학과의 협력 사업이 중단되면서 미국이 주도해 온 글로벌 연구 및 교육 지원 체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대학들의 연구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장기적으로 학계의 국제적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외교 및 안보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나 차기 정부에서 USAID와 유사한 대체 기관을 설립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치적 대립 속에서 재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