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미국 대학은 대규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주 정부와 대학 정책의 교차점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ity, Inclusion, 이하 DEI) 프로그램은 중요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보수주의자들의 DEI 반대 운동
트럼프와 공화당 주도 주 정부는 DEI 프로그램이 “좌파적인 세뇌”를 조장한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개혁을 예고했다. 이미 앨라배마, 플로리다, 텍사스 등 주요 보수주의 주에서는 대학 내 DEI 프로그램을 철폐하거나 축소시키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프로그램 폐지를 넘어서, DEI 관련 개념을 다루는 수업 내용에도 제한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의 New College of Florida는 이전에는 진보적인 캠퍼스로 알려져 있었으나,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개입 이후 보수 성향의 이사진으로 재구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교수진이 사임하고 새로운 보수주의 학자들이 채용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보수 성향의 대학 개혁이 단순히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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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I 프로그램 폐지의 영향
DEI 프로그램의 철폐는 다양한 학생 단체와 소수 집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앨라배마 주립대학에서는 흑인 학생 및 LGBTQ+ 학생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 폐쇄되었으며, 이에 따라 캠퍼스 내 차별 및 혐오 발언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앨라배마대학교의 히스패닉-라틴 단체 회장 줄리아 도밍게즈는 “우리는 여전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아이오와와 아이다호와 같은 주에서도 DEI 관련 사무소가 폐지되었으며, 이는 소수자 학생들이 캠퍼스를 떠나거나 대학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다호 대학의 닉 쾨니히 박사 과정 학생은 “이 대학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러한 변화가 자신의 연구와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교육 정책 전망
트럼프 전 대통령은 DEI 프로그램을 연방 차원에서 철폐하겠다고 선언하며, 교육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의 계획에는 연구비 지원과 대학 인증에서 다양성 고려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포함된다. 트럼프의 이러한 계획은 DEI가 차별적이라는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교육부의 민권국조차도 DEI 프로그램을 조사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대학의 반응과 미래
이러한 변화에 직면한 대학들은 재정 부족과 공공 이미지 손상 우려로 인해 자율성을 잃고 있다. 일부 대학은 DEI 관련 프로그램을 스스로 축소하거나 폐지했으며, 다른 대학들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 정부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생 단체와 교수진은 이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며, 법적 소송과 캠페인을 통해 DEI 프로그램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2기의 시작은 미국 대학의 본질적인 변화를 암시한다. 보수주의자들의 교육 개혁은 단순한 정책 변경을 넘어 대학의 문화적, 제도적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미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더 큰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