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
지방대 위기, 해결책은 지역과의 협력에 있다
한국의 지방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최근 10년 동안 비수도권 대학의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수도권 대학의 학생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비수도권 대학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졸업 이후 취업률에서도 수도권 대학이 비수도권 대학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지역 대학에 대한 선호도 역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교육 재정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기본계획(2025~2029)〉에서 지방대 지원 강화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체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RISE 체계는 중앙정부가 대학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대학 운영과 재정 지원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지역 사회와 대학이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유도하여 지방대학이 지역 경제 발전과 연계되는 형태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목표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RISE 체계의 개념과 필요성, 지방대 지원 확대 방안, 그리고 RISE 체계를 활용한 지역혁신 모델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RISE 체계란? 지방대 생존을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
정부는 지방대학이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생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RISE(지자체-대학 협력 거버넌스) 체계를 도입하였다.
RISE 체계의 핵심 개념
RISE 체계는 중앙정부가 대학을 직접 지원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지자체가 대학 재정지원 및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발전 전략과 대학의 교육 혁신이 연계될 수 있도록 하여 실질적인 지역 성장과 청년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교육부가 대학을 평가하고, 지원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서는 지역 대학과 지역 산업 간의 연계가 부족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지 않았다. 또한 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자원이 집중되면서 지방대학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RISE 체계를 도입한 이후에는 지자체가 대학 운영과 지원을 주도하면서, 대학과 지역 산업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지방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계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가게 된다.

RISE 체계 운영 방식
RISE 체계는 지방정부가 지역 대학과 협력하여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부와 협의하여 지원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먼저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하여 지역의 발전 방향에 맞는 맞춤형 대학 지원 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교육부와 협력하여 국가 예산 중 RISE 체계에 배분되는 자금을 활용하여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국고 2조 원 이상을 RISE 체계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교육부 특수목적 대학재정지원 예산의 50% 이상을 RISE 체계로 전환하여 지역 대학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지방대학이 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 내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지방대 위기, 데이터로 분석하다
지방대학의 학생 감소와 취업률 저하
비수도권 대학의 학생 감소와 졸업 후 취업률 저하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71.2%를 기록한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68.5%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비수도권 대학에 재학하는 학생 비율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에는 전체 대학생 중 61.2%가 비수도권 대학에 재학했으나, 2024년에는 그 비율이 57.1%까지 하락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대학 재정 악화
지방대학은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립대학의 교비회계 기준 총세입 규모는 2013년 18.8조 원에서 2022년 17.7조 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전문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2013년 2.8조 원에서 2022년 2.2조 원으로 21.4% 감소하면서,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RISE 체계를 활용하여 지방대학의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지역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RISE 체계 활용, 지방대의 새로운 혁신 모델
RISE 체계를 통해 지방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방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연계된 핵심 거점으로 변화할 수 있다.
산업 연계형 대학 모델 구축
정부는 지방대학이 지역 산업과 긴밀히 협력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모델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반도체, AI, 바이오, 환경·에너지 등 첨단산업과 연계된 특성화 학과를 개설하고, 기업과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현장 실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내 산학협력단 및 연구소를 활성화하여 기업 연구소와 대학 연구센터를 연계하고, 지역 내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이 시작된다
2025~2029년 고등교육 재정지원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지자체가 대학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RISE 체계 도입이다. 지방대학이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협력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앞으로 RISE 체계를 통해 지방대학이 지역 경제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 이 기획 시리즈를 통해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고, 대학과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주시하며, 보다 효과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