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변화시키는 노동시장과 한국의 대응 전략
AI 혁명, 한국 노동시장에 던지는 질문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노동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일자리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BOK 이슈노트 제2025-2호 ‘AI와 한국경제’ 보고서는 AI가 한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인해 국내 일자리의 51%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근로자의 24%는 AI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27%는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크다. 특히 사무직과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에서 AI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적절한 정책적 대응이 이루어진다면 AI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AI가 한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AI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직업별 영향 분석
AI는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AI 노출도(Exposure)와 AI 보완도(Complementarity) 개념을 활용하여, AI가 특정 직업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AI 노출도가 높다는 것은 해당 직업이 AI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며, 보완도가 높다는 것은 AI가 해당 직업의 생산성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분석 결과, 한국 노동자의 51%가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4%는 AI와의 보완도가 높아 AI를 활용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직업군이다. 반면, 27%는 AI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직업군이다.
AI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직업군
직업별로 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AI 노출도가 높은 동시에 보완도도 높아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군이다. 대표적으로 의사, 변호사, 금융 분석가, 연구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AI를 활용하여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직업군으로 평가된다.
반면, 사무직 종사자는 AI 대체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군으로 분석된다. 회계 및 경리 사무원, 고객 상담원, 행정 지원 인력 등은 AI 자동화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일자리 감소 위험이 높다.
개인 특성에 따른 AI의 영향 차이
AI의 영향은 단순히 직업별 차이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별, 연령, 학력 등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여성 노동자는 남성보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비율이 더 높으며, 이에 따라 AI로 인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고학력 노동자일수록 A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학력이 높은 직업군은 AI 보완도가 높아 AI를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AI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청년층(25세 미만)과 중장년층(45세 이상)의 AI 노출도 역시 차이를 보인다. 청년층은 AI를 활용할 기회가 많지만, 기존 일자리의 구조 변화로 인해 새로운 직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중장년층은 AI 기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직업 전환과 재교육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AI 시대, 한국 노동시장 정책의 과제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AI 대응 전략
한국 노동시장은 경직성이 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가 뚜렷한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AI 시대에 맞는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이 제시된다.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AI로 인해 일자리 구조가 변화하는 만큼, 직업 이동성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안전망 확충: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계층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AI 시대의 직업 교육 개편: 기존의 직업 교육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개편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재교육과 직업 전환 지원 프로그램 강화
AI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변화하는 직업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인적자본과 노동시장 정책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165개국 중 24위)이 다소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자의 재교육과 직업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AI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직업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AI 도입 기업과 노동자 간 협력 모델 구축
AI가 가져올 노동시장 변화는 기업과 노동자 간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고, 노동자들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기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AI 시대, 노동시장의 변화와 대응 방향
AI는 한국 노동시장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일부 직업은 사라질 것이며,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것이다. 보고서는 AI가 한국 경제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노동시장 변화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재교육 및 직업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AI 시대를 맞이한 한국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노동자가 협력하여 AI 기술을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기회 창출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