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0일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2개 대학 및 전문대학이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위치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개 대학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캠퍼스 일부를 이전하였고, 나머지는 동일 지역 내에서나 다른 지방으로 이동한 경우였다. 이는 지역 대학들이 학생 충원율 문제와 “지방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쇠퇴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커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권으로 이전한 주요 대학과 현황
2010년 이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캠퍼스 일부를 이전한 8개 대학은 다음과 같다.
- 청운대학교는 2013년 충남 홍성에서 인천 미추홀구로 캠퍼스 일부를 이전하였다. 홍성 캠퍼스 입학정원은 2010년 1,430명에서 2025년 610명으로 감소한 반면, 인천 캠퍼스는 352명의 정원을 보유하게 되었다.
- 경동대학교는 2014년 강원도 고성에서 경기 양주시로 캠퍼스 일부를 이전하였다. 고성 캠퍼스 입학정원은 2010년 900명에서 2025년 0명으로 줄었고, 양주 캠퍼스와 원주 캠퍼스는 각각 713명과 842명으로 변화하였다.
- 중부대학교는 2015년 충남 금산에서 경기 고양으로 캠퍼스를 일부 이전하였다. 금산 캠퍼스 입학정원은 2010년 2,235명에서 2025년 473명으로 감소하였고, 고양 캠퍼스는 1,172명으로 늘어났다.
- 예원예술대학교는 2014년 전북 임실에서 경기 양주로 이전하였으며, 임실 캠퍼스 정원은 46명으로 줄고 양주 캠퍼스는 185명을 기록했다.
- 동양대학교는 2016년 경북 영주에서 경기 동두천으로 캠퍼스를 옮겼다. 영주 캠퍼스의 정원은 381명으로 감소하였고, 동두천 캠퍼스는 629명으로 늘어났다.
- 을지대학교는 대전과 경기 성남에 분산된 캠퍼스 중 일부를 경기 의정부로 이전하였다. 대전 캠퍼스의 정원은 2025년 기준 100명으로 감소하였고, 의정부 캠퍼스는 새로이 192명을 기록하였다.
- 서영대학교와 대경대학교도 각각 광주에서 경기 파주로, 경북 경산에서 경기 남양주로 캠퍼스를 옮겨 수도권에서의 입학정원을 늘리는 데 주력하였다.
![](https://www.spotlightuniv.com/wp-content/uploads/2025/01/20250123_14.png)
입학정원 변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
이들 8개 대학의 수도권 캠퍼스 정원의 총합은 2025년 기준 5,062명으로, 지방 캠퍼스의 정원 총합 4,497명을 초과하였다. 이는 지방 대학들이 수도권 이전 후, 수도권 캠퍼스의 정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방 캠퍼스의 정원을 축소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청운대는 홍성 캠퍼스의 정원이 820명 감소한 반면, 인천 캠퍼스는 처음부터 352명의 정원을 확보하였다. 동양대 역시 영주 캠퍼스에서 775명이 줄어든 반면, 동두천 캠퍼스 정원은 629명으로 급증하였다.
전문대학인 서영대와 대경대의 경우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서영대 광주 본교의 정원은 2010년 2,100명에서 2025년 863명으로 급감하였지만, 파주 캠퍼스는 792명의 정원을 기록하였다. 대경대 경산 캠퍼스는 1,182명으로 감소했지만, 남양주 캠퍼스는 240명을 기록하며 수도권으로 정원을 이전한 사례에 포함되었다.
문제점과 우려
지방 대학들의 수도권 이전은 입학 정원을 확보하려는 자구책으로 보이나,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첫째,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전 대학들이 수도권에서 입학정원을 확대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 역행하고 있다. 예컨대, 경동대와 청운대는 기존 지방 캠퍼스에서의 정원이 거의 소멸한 반면, 수도권 캠퍼스는 본교보다 더 많은 정원을 기록하고 있다.
둘째, 지방 소멸 위험이 커지고 있다. 대학은 단순히 교육기관 역할을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한다. 대학이 지역을 떠남에 따라 학생 인구와 관련 산업도 함께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지방의 경제적, 문화적 쇠퇴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충남 금산에서 고양으로 캠퍼스를 옮긴 중부대의 경우, 금산 지역에서의 경제적 손실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학령 인구 감소와 맞물려 지방 대학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방 대학들은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에서 밀려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대학의 재정 위기로 직결되고 있다.
![](https://www.spotlightuniv.com/wp-content/uploads/2025/01/20250123_15.png)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교육부는 대학 위치 변경 승인 시 지역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대학의 요청을 수용하기보다,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지방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방 대학들이 지역에 남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비, 장학금, 시설 개선비 등을 확대 제공해야 한다. 특히 지역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 지방 대학과 지역 사회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 사회의 수요를 반영한 학과 개설과 산학 협력을 통해 지방 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방 대학의 수도권 이전은 단기적인 학생 충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불균형과 지방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대학이 협력하여 균형 잡힌 고등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