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I(인공지능)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AI는 이미 한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BOK 이슈노트 제2025-2호 ‘AI와 한국경제’ 보고서는 AI가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노동시장에 어떤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GDP를 증가시키는 한편, 노동시장 구조를 재편하며 직업의 성격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본 연재에서는 한국은행 보고서를 바탕으로 AI가 경제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1회차 기사: AI가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과 산업별 변화 분석
2회차 기사: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일자리 변화, 대응 전략
2025년, AI는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AI 시대의 기회와 도전, 그 해답을 연재를 통해 함께 찾아보자.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신과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AI,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
인공지능(AI)은 최근 급속한 기술 발전과 함께 글로벌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제2025-2호 ‘AI와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1.13.2% 증가시키고, 국내총생산(GDP)을 4.212.6% 높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AI 기술이 고령화로 인해 둔화되는 한국의 경제 성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는 AI의 도입이 단순히 경제 성장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촉진하며, 반도체 산업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모든 기업과 산업이 동등한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며,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와 노동시장 변화와 같은 과제도 함께 제기된다.
AI 도입이 가져올 경제 성장 효과
AI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AI가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GDP 성장을 유도한다고 설명한다.
생산성 향상과 GDP 증가 효과
AI 도입은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1.1~3.2%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가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이는 시나리오에서는 GDP가 12.6%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시뮬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AI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방식보다는 노동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경우 경제 성장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고령화로 인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AI는 노동력 감소 문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고령화로 인한 GDP 감소 폭을 기존 예상치(16.5%)보다 5.9%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 AI 도입 현황과 효과
보고서는 IBM의 글로벌 AI 도입 조사(2023년)를 인용하여 한국 기업의 AI 도입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대기업의 48%가 이미 AI를 도입했으며, 40%는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는 조사 대상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국이 AI 도입에 있어 선진국과 경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ICT) 분야에서 AI 도입률이 가장 높았으며, 연구개발(R&D), 금융, 제조업에서도 AI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숙박·음식업, 전통 제조업, 건설업 등 일부 산업에서는 AI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과 AI의 시너지 효과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으며, AI 기술 발전은 반도체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시스템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2030년까지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AI 기술의 확산에 따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AI 기반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AI 시장과 한국의 역할
보고서는 한국이 AI 도입을 위한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혁신 역량 또한 글로벌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한국의 AI 준비 지수(AI Preparedness Index, AIPI)는 165개국 중 15위에 해당하며, 특히 혁신 및 경제 통합(3위), 규제 및 윤리(18위), 디지털 인프라(18위)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인적자본 및 노동시장 정책 부문에서는 24위에 머물러 있어, 노동시장 유연성과 재교육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AI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AI 도입에 따른 기업 간 생산성 격차
보고서는 AI 도입이 모든 기업에 동일한 방식으로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AI 도입률이 높으며, 특히 대기업과 업력이 긴 기업에서 AI의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AI 도입 초기 단계에서 나타난 경향이지만, 이러한 결과는 향후 AI 발전이 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높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확보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AI 시대의 경제정책 방향
AI가 경제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AI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에 맞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고 있다.
AI 관련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 강화: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령층 및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AI 도입 지원: AI 도입이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될 경우,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AI가 가져올 경제적 기회와 도전과제
AI는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AI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GDP를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 노동시장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한국이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노동시장 정책과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정부와 기업, 사회가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