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버넌스 논쟁 속에서 미국과 영국이 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은 이유와 그 파장을 분석하다
미국과 영국, AI 규제 선언문에 서명하지 않다
2025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AI Action Summit)은 AI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국제 행사였다. 61개국이 AI의 윤리적 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선언문에 서명했지만, 미국과 영국은 서명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AI 규제를 둘러싼 국제적 분열이 더욱 선명해졌다. 이번 기사는 미국과 영국이 선언문 서명을 거부한 배경과 그 결정이 글로벌 AI 시장과 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AI 규제의 미래를 AI액션서밋을 통해 조망한다.
AI 규제를 둘러싼 국제적 균열
미국과 영국의 서명 거부는 단순한 외교적 결정이 아니라,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철학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AI 규제를 강화하려는 유럽과 달리, 미국과 영국은 AI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서밋 연설에서 “AI 산업이 지나친 규제로 인해 위축되면 혁신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하며, AI 시장의 자유로운 성장을 강조했다. 영국 정부 역시 “AI 규제보다 시장 중심의 발전이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AI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각국의 정책적 대응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유럽과 중국은 AI를 규제하고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을 추구하는 반면, 미국과 영국은 자유 시장 논리를 강조하며 규제 완화를 선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AI 규제를 반대하는 이유
AI 혁신과 경제 성장 보호 미국과 영국은 AI 산업이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강조하며, 과도한 규제가 AI 기술 개발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AI는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면 AI 스타트업 및 대기업의 혁신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기술 패권 유지 AI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며, 미국과 영국은 AI 산업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특히 미국은 AI 연구와 개발에서 세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중국과 유럽의 규제 강화가 미국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AI 규제와 국가 안보 : AI는 단순한 산업 혁신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기술이다. AI가 무기화될 가능성,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AI 규제를 외부에서 강요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AI 정책 결정권을 국제 사회가 아닌 자국 정부가 직접 행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AI 거버넌스에 대한 독립적인 노선을 선택했다.
규제 프레임워크의 차이 : 유럽연합(EU)은 GDPR(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을 통해 디지털 프라이버시 보호와 AI 규제 강화에 앞장서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데이터 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AI 규제와 관련하여 미국과 영국이 유럽식 모델을 수용하기 어려운 점도 서명 거부의 주요 원인이었다.

미국과 영국의 AI 정책 방향
미국과 영국은 AI 규제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AI 자유시장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미국은 AI 산업 발전을 위해 민간 기업 중심의 연구 개발을 촉진하며, 정부의 규제보다는 업계의 자율 규제를 강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AI 관련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AI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AI 규제보다는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AI 연구소와 기업이 자유롭게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AI 글로벌 거버넌스의 향방
미국과 영국의 AI 규제 거부로 인해 국제 사회는 향후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다극화되는 AI 규제 체계 : 유럽과 중국은 강력한 AI 규제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은 자유시장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AI 정책이 점차 양극화되고 있다.
AI 규제와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 : AI 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AI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다자주의 협력과 개별 국가의 독립적 노선 사이의 갈등 : 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국제 협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은 개별 국가 중심의 AI 정책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AI 규제를 둘러싼 지속적인 논쟁과 협력의 필요성
미국과 영국이 AI 규제 선언문 서명을 거부한 것은 AI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국가 간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AI가 가져올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는 국가 경제와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AI 거버넌스는 단순한 규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 경제 성장, 윤리적 책임 등의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다. 미국과 영국이 서명을 거부하면서도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AI 규제를 둘러싼 논의는 더욱 정교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규제와 자유 시장 논리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AI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앞으로의 논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