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 격화 속 기술격차 해소와 인재 확보 시급
한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다시금 강력한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술격차 해소와 안정적인 인재 확보가 핵심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발간한 「반도체 강국으로 재도약을 위한 미래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는 국가 경제와 안보에 직결된 산업으로서 디지털 경제의 필수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으며, 주요국들은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6,970억 달러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1년 21.0%에서 2023년 13.8%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시장의 급격한 축소(40% 감소)와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 때문이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15.4% 성장하며, IoT 및 AI 분야의 수요 증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의 구조는 설계 및 제조(파운드리, 후공정) 분야에서 각국이 분업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대만은 반도체 제조 및 후공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설계 분야에서 핵심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일본, 네덜란드는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국가별 전략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국가별 전략은 명확하다. 미국은 CHIPS Act를 통해 중국 견제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유럽은 2030년까지 글로벌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투자기금과 자급자족률 향상으로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 또한 첨단 공정 2nm 양산을 목표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돌입했다.
한국은 기술 수준 평가에서 메모리와 첨단패키징 기술이 미국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AI반도체, 전력반도체, 센서 분야에서는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반도체 기술 기초역량과 사업화 역량이 중국을 포함한 주요 경쟁국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미래 이슈 분석에 따르면 향후 한국 반도체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는 핵심 인력 유출 증가와 AI반도체 기술 발전, 미중 갈등 및 자국 중심 정책 강화이다. 특히 AI반도체 기술 확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핵심 인력 유출 문제와 미중 갈등은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첨단 패키징 기술 역량 확보와 핵심 인재 양성 및 유출 방지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기술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해외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전략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초 연구 역량을 높이고, 설계-제조-후공정의 유기적 연결성을 강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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