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 SF 장르 속 인간 정체성 문제를 탐구하다
『미키17』 –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SF 도전
봉준호 감독이 다시 한번 독창적인 SF 세계관을 선보인다. 그의 신작 미키17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인간의 복제와 정체성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아 복제 인간(소모품) 미키 역할을 연기하며, 영화는 우주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존재와 생명의 연속성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미키17, 두 개의 자아가 공존할 수 있을까?
미래, 인류는 얼어붙은 외계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탐사대를 파견한다. 탐사대에는 “소모품(Expendable)”이라 불리는 인간 복제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 죽으면 다시 태어나는 존재다. 주인공 미키 반스(미키17)는 이미 여러 번 죽고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탐사대가 그가 죽었다고 오인하고 미키18을 새롭게 생성한 것이다. 이제 기억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두 개의 미키가 존재하게 된다. 원래 규칙대로라면, 기존의 미키는 폐기되어야 하지만, 미키17은 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저항한다. 과연 한 사람의 기억을 공유하는 두 개체는 공존할 수 있을까?
복제 인간의 의미 – ‘미키17’과 ‘정이’
SF 영화 속 복제 인간 – 기계인가, 생물인가?
최근 SF 영화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복제 인간과 인공지능을 탐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는 뇌 데이터를 스캔하여 기계 클론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인간을 복제했다. 반면, 미키17은 완전히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복제체를 생성하며, 기억을 이어받는 방식이다. 두 영화 모두 “기억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이 곧 생명의 연속성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기억을 공유한다고 같은 존재인가?
정이에서는 기업 대표가 젊은 시절 자신의 복제체를 만들고 나서 “클론은 나와 기억과 습성을 공유하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선언한다. 이 개념을 미키17에 적용하면, 미키18은 미키17의 기억을 이어받았지만, 미키17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에 동일한 존재가 될 수 없다. 즉, 기억을 공유한다고 해서 존재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제체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두 개의 개별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의 본질 – 철학적 질문
영화 미키17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다.
생명의 연속성 vs. 유일성
“나의 기억이 다른 몸으로 이어진다면, 그것도 나인가?” 아니면, “한 개체의 유일성이 존재의 본질인가?” 만약 기억을 저장한 후 완벽히 동일한 복제체를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원본이 사라진다면, 복제체는 “자신이 원래 존재했던 인간”이라고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원본과 복제체가 동시에 존재한다면, 두 개체는 서로 완전히 다른 개별적인 존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결국, “나는 내가 존재하는 한, 나다.” 즉, 기억의 공유가 아닌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유일성”이 인간 존재의 핵심이 된다.
SF가 던지는 인간 정체성 문제
이와 같은 질문은 SF 장르에서 꾸준히 탐구되어 왔다. 블레이드 러너 2049 – 복제 인간(레플리칸트)의 감정과 정체성 문제, 고스트 인 더 쉘 – 뇌 데이터를 이식한 기계 인간이 과연 인간인가에 대한 논의, 미키17 – 생물학적 복제가 가능해진 세계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이러한 영화들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 존재의 정의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봉준호 감독의 사회적 메시지 – ‘소모품’으로서의 인간
봉준호 감독은 항상 영화 속에서 사회적 계급과 인간의 소외 문제를 탐구해 왔다. 설국열차에서는 기차의 계급 구조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그렸고, 기생충에서는 빈부 격차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했다. 미키17에서도 인간이 ‘소모품’으로 대체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우주 개척 시대가 되어도, 여전히 인간은 “필요하면 쓰고, 필요 없으면 폐기되는 존재”로 취급된다. 미키17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저항하는 과정은 단순한 개인의 생존기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소모되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은 단순한 SF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이 영화는 기술이 인간 존재를 어떻게 바꾸는가, 그리고 우리가 ‘나’라고 인식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기억과 데이터를 공유한다고 같은 존재일까? 생명의 연속성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언제까지 ‘소모품’이 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미키17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미키17 #봉준호 #로버트패틴슨 #SF영화 #복제인간 #철학적인SF #나는누구인가 #기억과정체성 #미키7 #기생충 #설국열차 #정이 #인공지능 #영화추천 #철학영화 #기억과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