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을 향한 진전과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
베이징 행동강령이 채택된 이후 30년 동안 여성 권리는 큰 진전을 이루었다. 법과 제도가 개선되고, 여성의 교육 기회가 확대되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의 정치적·경제적 참여가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존재하며, 오히려 새로운 도전 과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성 경제 불평등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유엔(UN-Women)이 발표한 「Women’s Rights in Review 30 Years After Beijing」 보고서는 성평등이 여전히 완전하게 실현되지 못했으며, 특히 경제적 불평등, 기술 격차, 그리고 여성 폭력 문제에서 심각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여성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과제들을 경제, 기술, 폭력 문제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여성 경제 불평등의 해결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여성의 경제적 불평등 – 격차는 여전히 크다
베이징 행동강령 이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1995년 55%였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현재 63%까지 상승했으며, 창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려는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남성과 동등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하며 성평등한 경제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여전히 노동 시장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했지만,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전히 92%로 여성과의 격차가 크다. 특히, 여성이 노동 시장에서 차별받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성별 임금 격차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남성 대비 여성의 평균 임금은 8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많은 여성들이 비공식 경제에서 노동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법적 보호와 복지 혜택을 받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가내 노동, 농업, 소규모 자영업과 같은 비공식 경제 활동에 여성의 참여 비율이 높은데, 이러한 일자리는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노동 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성들의 실업률은 증가했으며, 특히 저소득층 여성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많은 여성들이 돌봄 노동을 담당하며 직장을 떠나야 했고, 가사 노동의 부담이 증가하면서 경제적 자립이 더욱 어려워졌다. 보고서는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젠더 기반 경제 정책과 돌봄 노동의 공정한 분배, 노동 시장에서의 성평등한 기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격차 – 기술 혁명 속에서 소외되는 여성들
디지털 혁신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기술과 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디지털 격차로 인해 뒤처지고 있다.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여성의 인터넷 사용률은 50%에서 65%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남성에 비해 디지털 접근성이 낮다.
기술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율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여성의 비율은 30% 미만이며, 특히 IT 및 소프트웨어 개발 직종에서는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다. 이러한 격차는 성별에 따른 직업 기회 불균형을 초래하고, 향후 기술 기반 경제에서 여성의 역할이 제한될 가능성을 높인다.
디지털 교육을 받을 기회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존재한다. 저소득 국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학습 기회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낮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성의 디지털 문해력이 충분히 향상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여성들이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STEM 교육을 강화하고, 여성 창업 지원과 기술 직종에서의 여성 참여율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성들이 기술 분야에서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도 디지털 시대의 성평등을 실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여성 폭력 –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위협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3명 중 1명이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남아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온라인 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성폭력을 신고하더라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온라인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53%가 온라인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사이버 괴롭힘, 불법 촬영물 유포, 디지털 스토킹 등의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성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기술 발전이 오히려 여성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폭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여성 폭력 방지를 위한 법률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법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여성들이 법적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보고서는 여성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법적 보호와 피해자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성평등을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
베이징 행동강령 이후 여성의 권리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경제적 불평등, 기술 격차, 여성 폭력 문제는 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전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여성 권리는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동등한 경제적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성평등한 노동 시장을 조성하고,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STEM 교육과 디지털 기술 접근성을 높이며, 여성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강력한 법적 보호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30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여성 권리를 더욱 확장하기 위한 정책적 실행이 필수적이다.
이번 연재의 마지막 기사에서는 성평등한 미래를 위한 6+1 액션 플랜을 제시하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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