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윤정 교수팀, 다섯 개 고리의 ‘오환형 플라빈’ 개발… 의료·환경·에너지 분야 혁신 기대
KAIST(총장 이광형) 화학과 백윤정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생체 유래 분자인 플라빈(Flavin)의 구조를 정밀 설계하여 빛의 파장을 근적외선(NIR) 영역까지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 친화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광소재를 제시하며, 향후 바이오이미징, 의료 진단, 친환경 에너지 변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자연계에서 주로 파란색~초록색 빛만을 방출하던 플라빈 분자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근적외선 발광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에 백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삼환형 플라빈을 다섯 개의 고리로 확장한 ‘오환형 플라빈’을 새롭게 합성하고, 산소 및 황 등 이종 원자를 정교하게 도입함으로써 분자의 전자 구조를 정밀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 새로운 구조는 772nm에 달하는 근적외선(NIR) 영역의 빛을 방출할 수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플라빈 유도체 중 가장 긴 파장이다. 또한 이 분자는 준가역적 산화 특성도 함께 보여, 발광뿐만 아니라 전기신호 제어에도 응용 가능한 다기능성 분자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하는 빛을 ‘설계’하고 ‘제어’… 융합기술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통해 빛의 흡수·방출 특성을 원하는 대로 설계하는 분자 수준의 플랫폼 기술을 입증하였다. 전기화학 실험과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구조 내 이종 원자 도입과 π-공액 확장이 분자의 광전기 특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정량적으로 규명했다.
이러한 설계 전략은 생체 이미징, 광치료, 유해물질 탐지, 디스플레이, 광촉매, 에너지 수확 장치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응용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윤정 교수는 “플라빈의 빛 파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성질과 목적에 맞게 분자를 설계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제는 빛을 단순히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상황에 맞는 ‘맞춤형 빛’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는 의료·환경·에너지 산업 전반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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