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법 활용해 원자 한 층 두께의 초미세 실리콘 막으로 고온 산화 방지 –
원자 한 층 두께로 구리 산화 문제 해결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정세영 명예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교 공동 연구진과 함께 구리의 전기전도도를 유지하면서 고온에서도 산화를 방지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원자 한 층 두께의 실리콘(Si) 차단막을 적용해 구리 표면의 산화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ASE법을 활용한 사이콕스 층 형성
연구팀은 부산대에서 개발한 ASE(Atomic Sputtering Epitaxy)법을 활용하여 구리 표면에 실리콘을 원자 수준으로 증착했다. 그 결과, 400℃의 고온에서도 금속 표면의 산화가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기존의 화학적 코팅 방식이 전기 저항을 증가시키는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구리의 본래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험적 검증 및 다양한 금속 적용 가능성
연구팀은 이론적 계산을 통해 다양한 고정 원소 후보를 검토한 끝에 실리콘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실험 결과, 단결정 구리 표면에 실리콘을 증착하면 400℃에서도 산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일반 구리 호일에서도 300℃까지 산화가 방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철(Fe)과 니켈(Ni) 같은 다양한 금속 표면에서도 고온 산화를 억제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전도도 유지하며 산화 차단
구리는 1.72 × 10⁻⁶ Ω·cm의 전기 저항을 가져 탁월한 전기전도성을 자랑하지만, 고온에서 쉽게 산화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반해, 금(Au)은 산화에 강하지만 전기 저항이 더 높고 비용이 비싸 널리 사용되기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사이콕스(Si-Cu-Ox) 차단막은 구리의 전도도를 유지하면서도 고온 산화를 방지하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구리 산화 방지 기술이 갖던 한계를 극복한 기술로, 전자 부품, 반도체, 전력 전송 분야에서 구리의 활용 가능성을 더욱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구리 박막, 구리 호일, 폴리머 기판에 증착된 구리 등 다양한 형태에서도 적용 가능하여 산업적 활용 가치가 크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논문 게재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재료과학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정세영 부산대 명예교수, 김영민 성균관대 교수, 김성곤 미시시피주립대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수재 박사(부산대), 김영훈 박사(성균관대, 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했다. 정세영 교수는 “구리의 산화 문제는 산업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며, 이번 연구가 구리 기반 소재의 활용도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