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넘어서고도 미국에서는 살 수 없는 그 이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주인공, BYD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선전(Shenzhen)에 본사를 둔 BYD가 있다. 이 회사는 더 이상 테슬라의 그림자에 가려진 조용한 경쟁자가 아니다. BYD는 2024년 연간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추월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패권자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발표한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기술력에서도 테슬라를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YD가 선보인 새로운 배터리 충전 기술은 5분 만에 250마일(약 402km)을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15분에 200마일(약 322km)을 충전하는 속도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전 세계 EV 인프라 혁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BYD는 “God’s Eye”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테슬라의 ‘Full Self-Driving’ 기능에 버금가는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대부분의 차량에 추가 비용 없이 기본 탑재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대중화를 향한 BYD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결정이다.
이에 대해 Tu Le(Sino Auto Insights 설립자 겸 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God’s Eye 발표나 초고속 충전기술만 보더라도 이들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BYD는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려는 명확한 의지를 가진 기업입니다.”

세계 1위 전기차 판매 기업, BYD “Build Your Dreams”, 그 이름의 탄생
BYD는 2024년 한 해 동안 427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포함된다. 배터리 기반 순수 전기차(BEV)는 176만 대를 출하했는데, 이는 테슬라의 179만 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테슬라의 경우 전년 대비 1.1%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며 성장이 정체된 반면, BYD는 전년 대비 29%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총 매출 1,070억 달러를 달성했다.
중국 내에서는 BYD가 2024년 신에너지 차량(NEV) 전체 판매의 3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 6.1%를 여섯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많은 이들이 BYD를 “Build Your Dreams”의 약자로 알고 있지만, 창립자 왕촨푸(Wang Chuanfu)는 이 이름이 처음부터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어로 ‘비야디(比亚迪)’라는 단어에서 비롯된 이 이름은 후에 마케팅 차원에서 ‘Build Your Dreams’라는 슬로건으로 재해석되었다.
BYD의 주력 모델은 ‘친(Qin)’과 ‘송(Song)’이다. 친은 세단 모델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모델이 모두 출시되고 있으며, 송은 컴팩트 SUV 라인업을 구성한다. 이 두 모델은 특히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BYD의 가장 저렴한 차량은 중국 내에서 1만 달러 초반부터 시작하며, 이는 테슬라의 모델3 시작가인 3만 2천 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BYD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걷는 테슬라와는 달리,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통해 더 넓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창립자 왕촨푸, ‘중국의 일론 머스크’
왕촨푸는 1966년 중국 안후이성의 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를 모두 잃고 형의 보살핌 속에 성장했으며, 이후 베이징 비철금속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배터리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 250만 위안(약 35만 달러)을 사촌에게 빌려 BYD를 창업했고, 불과 몇 년 만에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배터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03년에는 2억 6,900만 위안(약 3,800만 달러)에 부실 국영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며 자동차 산업에 본격 진출했고, 2008년에는 워런 버핏으로부터 2억 3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왜 BYD는 미국에서 차를 팔지 못하는가?
BYD는 현재 미국 시장에 승용차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BYD의 전기 버스가 이미 운행 중이며, 상업용 차량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Tu Le는 이에 대해 “현재의 무역 장벽은 BYD에게 큰 장애물이 아니며, 오히려 다른 기업들에게 잘못된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YD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다. 본래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한 BYD는 여전히 배터리 기술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0년에 선보인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는 리튬인산철 기반의 구조로 공간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BYD는 전체 부품의 상당량을 자체 생산하며, 외부 공급업체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수직 통합 모델로, 대량 생산과 원가 절감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가격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글로벌 확장과 도전 과제, “이제 막 시작했을 뿐”… BYD의 미래
BYD는 2025년 총 출하량을 전년 대비 30% 늘리고, 해외 출하량은 8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동남아, 중동, 남미 등지에서는 이미 전기차, 택시, 버스 등을 통해 BYD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확장에는 도전도 따른다. 브라질에서는 한 BYD 공사 현장에서 ‘노예와 유사한 노동 조건’이 발견되었다는 당국의 발표가 있었고, 멕시코에서는 BYD의 스마트카 기술이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지 공장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BYD가 ‘멈출 수 없는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배터리 기술, 가격 경쟁력 등 모든 요소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이 기업은 이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Xing은 BYD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가격, 기술력, 생산력 그 어느 분야에서도 멈출 기색이 없습니다.”
BYD의 등장과 약진은 단순한 기업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유럽과 미국에서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자,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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