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교수 연구팀, 폐암 치료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면역 조절기술 제시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폐암세포의 면역회피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분자 DDX54를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낮은 ‘면역사막’ 유형 폐암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암 정밀의학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현재 면역항암치료는 항PD-1, 항PD-L1 항체 등을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실제 치료 반응률은 전체 환자의 20% 미만으로 제한적이며, 특히 종양 돌연변이 부담(TMB)이 높음에도 면역세포 침윤이 극도로 제한된 ‘면역사막(Immune-desert)’ 암에서는 치료 효과가 거의 없다.
이에 조광현 교수팀은 면역세포가 침투하지 못하는 이른바 ‘면역사막형 폐암’에 주목하고, 암세포 내부의 면역회피 메커니즘을 시스템생물학적 접근으로 분석하여 면역회피를 유도하는 핵심인자 DDX54를 발굴했다.
DDX54 억제를 통한 치료 내성 극복 실험 입증
연구팀은 폐암 환자 유래 전사체 및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동종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DDX54를 억제한 뒤 면역항암제를 병용 투여했다. 그 결과, T세포·NK세포 등 항암 면역세포의 침윤이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반응성도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또한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및 공간전사체 분석 결과, DDX54 억제는 기억 T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고 면역 억제성 조절 T세포의 침윤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으며, 암 미세환경 내 항암면역반응을 ‘면역활성화(Immune-inflamed)’ 상태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DDX54는 폐암세포에서 Jak-STAT3, MYC, NF-κB 등의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여 면역회피 단백질인 CD38, CD47의 발현을 유도한다. 이 단백질들은 암세포 성장을 유도하는 순환 단핵구의 침윤을 증가시키고, 항암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DDX54 억제를 통해 이러한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면역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복잡한 분자 네트워크 속에 숨겨진 핵심인자를 시스템생물학적으로 발굴해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암의 면역반응성을 되돌리는 새로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KAIST 교원창업기업 ㈜바이오리버트로 기술이전되었으며, DDX54 억제제를 면역항암제의 동반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2028년 임상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Impact Factor: 12.7)에 2025년 4월 2일자로 게재되었고, DOI는 https://doi.org/10.1073/pnas.2412310122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본 연구는 조광현 KAIST 교수(교신저자), 공정렬 박사(제1저자), 이정은 연구원(공동 제1저자), 한영현 박사 등이 참여했으며, 암 면역회피 메커니즘의 실체를 규명하고 치료전략으로까지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해당 기술은 향후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항암치료의 반응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면역항암치료 #조광현교수 #DDX54 #폐암치료 #면역회피극복 #시스템생물학 #PNAS논문 #바이오리버트 #정밀의료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