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해질 기술로 충전 속도 대폭 단축… 에너지 산업 혁신 기대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기술이 등장했다. KAIST 연구진이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 시간을 15분 내로 줄이는 혁신적인 전해질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드론, 우주 항공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화될 가능성이 높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충전 속도는 주요한 기술적 과제로 떠올랐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추고 있지만, 충전 속도가 느려 전기차의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특히, 기존 전해질에 사용되는 에틸렌 카보네이트(EC)는 높은 점성과 강한 용매화 특성으로 인해 고속 충전 시 리튬이온의 원활한 이동을 방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리튬 전착을 유발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고, 심각한 경우 배터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연구팀과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전해질 용매 ‘아이소부티로니트릴(isoBN)’을 개발했다. isoBN은 기존 EC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리튬이온의 이동을 최적화하고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역할을 한다.
충전 속도 15분, 성능 유지율 94.2%
연구팀은 isoBN이 기존 EC보다 55% 낮은 점성(1.52 cP)과 54% 높은 이온전도도(12.80 S/cm)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리튬이온의 탈용매화 에너지가 감소하고, 음극 계면층(SEI)의 형성이 최적화되어 충전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실제 실험 결과, isoBN을 활용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15분 내로 고속 충전이 가능했으며, 300회 충·방전 후에도 94.2%의 높은 성능 유지율을 기록했다. 기존 EC 기반 전해질 배터리가 고속 충전 시 특정 사이클 이후 급격한 용량 저하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isoBN은 훨씬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배터리 수명 연장을 가능하게 했다.
첨단 분석 기법 활용… 리튬이온 이동 경로 규명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X선 광전자 분광법(XPS), 비행시간 이차이온 질량 분석(ToF-SIMS) 등 최첨단 분석 기법을 활용해 음극 계면층의 조성과 리튬이온 이동 경로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특히, 전기화학적 변형 현미경(Electrochemical Strain Microscopy)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전해질 조성에 따른 리튬이온 전도도 변화를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isoBN이 음극 계면층의 결정립 크기를 줄이고, 리튬이온이 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이러한 결과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개선하는 핵심 요소가 음극 계면층의 구조와 전해질 용매화 방식에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다.

전기차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기대
이번 연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특히, isoBN 기반 전해질 기술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드론, 우주 항공 산업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AIST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리튬이온전지의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고, 리튬이온전지의 다양한 실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3월 11일자로 게재되며, 그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전기차 고출력 배터리 및 충전 시스템 기술 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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