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1일, KAIST(총장 이광형)는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재난 및 화재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드론의 조종과 공간 인지를 지원하는 독창적인 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직교 방향 제어 웨어러블 햅틱(WHOA)’으로 명명된 새로운 형태의 착용형 햅틱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혁신적 촉각 기술의 등장
햅틱 기술은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로, 스마트폰의 진동 알림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물리적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번에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형상기억합금(SMA)을 활용해 가벼운 직교 메타구조를 형성, 입체적인 촉각 피드백을 가능하게 했다. SMA는 특정 온도로 가열되면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는 특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 수평 및 수직 방향으로 독립적인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사용해 재난 구조 및 긴급 구호 작업에서 드론 조종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연기나 잔해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도 드론이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촉각 피드백으로 전달받아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조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WHOA 기술의 특징
WHOA는 직각으로 결합된 오그제틱 구조(auxetic structure)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이 구조는 당겨질 때 폭이 넓어지는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며, 사용자가 입체적인 공간 정보를 촉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는 가로, 세로 방향의 독립적인 촉각 피드백을 통해 장애물의 위치와 이동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다음 이동 방향을 파악할 수 있어 실용성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WHOA를 이용한 드론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실증했으며, 화재 현장을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사용자들이 드론을 조종하며 위험 구역을 회피하고 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술적 및 사회적 의의
이번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재난 및 화재 환경에서 드론과 로봇의 원격 조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오일권 교수는 “이 기술은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활용해 길을 안내받는 새로운 형태의 내비게이션 기법”이라며, “재난, 화재, 국방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되었다.
미래를 향한 기대
KAIST 연구진의 WHOA 기술은 인간-기계 상호작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향후 이 기술은 국방의 유무인 협력 전투체계(MUM-T)에서 드론이나 로봇의 원격 제어, 시각 정보가 제한된 환경에서의 모빌리티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