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불소화 글라임 용매로 리튬염 재결정 억제… 4.8V 충전 전압에서도 안정적 구동 확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총장직무대행 박진호)와 이화여자대학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고전압 리튬금속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해질의 용해도와 전극 계면 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인 성과로 평가된다.
차세대 리튬금속전지는 기존 흑연 음극 대신 높은 이론용량을 갖는 리튬 금속을 직접 음극으로 사용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고전압 양극과 결합하면 에너지밀도를 더욱 높일 수 있지만, 음극과 양극 양쪽에서 동시에 안정한 전해질을 설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에테르계 전해질은 리튬 금속과의 반응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어 리튬금속전지에 적합하지만, 고전압에서의 안정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상용 리튬이온전지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LiPF₆)는 높은 전압에서 알루미늄 집전체 표면에 보호층을 형성해 부식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지만, 산소 원자가 포함된 선형 에테르계 용매군인 글라임에는 잘 녹지 않아 리튬금속전지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이러한 낮은 용해도가 LiPF₆의 낮은 해리성 때문이 아니라, 용해된 리튬이온과 글라임 분자, PF₆⁻ 음이온이 다시 규칙적인 용매화 결정을 형성하며 침전되기 때문임을 규명한 바 있다. 즉 LiPF₆는 해리와 용매화를 거친 뒤 다시 재침전되는 과정을 통해 결정으로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글라임 분자의 구조를 비대칭적으로 설계해 LiPF₆의 재결정화를 억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기존 디에틸에테르(DEE) 용매에서는 0.1M 농도에서도 용매화 결정이 침전됐지만, 비대칭적으로 불소화된 F5DEE 용매는 리튬이온과 용매화될 때 비대칭적인 배위 환경을 형성해 규칙적인 용매화 결정의 형성을 억제한다. 그 결과 기존 글라임계 용매에서 0.1M 미만에 불과했던 LiPF₆의 용해도를 최대 2.0M까지, 20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전해질은 리튬 금속에 적합한 에테르 전해질의 장점과 LiPF₆의 고전압 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기존 리튬비스(플루오로설포닐)아미드(LiFSI) 기반 에테르 전해질에서는 약 4.0V 이상에서 알루미늄 집전체 부식에 따른 전류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LiPF₆ 기반 전해질은 4.8V의 고전압에서도 낮은 부반응 전류와 우수한 안정성을 유지했다. 이를 적용한 Li/NCM811 리튬금속전지에서도 4.5V와 4.8V의 높은 충전 전압에서 안정적인 장기 충방전 성능을 확인했다. NCM811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8:1:1 비율로 사용하는 고니켈계 양극재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대표적인 고용량 양극재로 활용된다. 또한 전해질 조성 최적화를 통해 약 30nm의 두꺼운 비정질 계면층이 10nm 수준의 얇고 균일한 계면층으로 바뀌며 보다 안정적인 무기계 계면 구조가 형성되는 것도 확인했다.
교신저자인 켄텍 김민호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에테르계 전해질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던 LiPF₆를 실제 전지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녹이는 기술을 구현했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리튬 금속의 안정성과 고전압 구동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화여대 박하영 교수는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를 구현하려면 리튬 금속 음극뿐 아니라 고전압 양극과 집전체의 안정성까지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극저온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하면 반응 중 형성된 민감한 계면층의 구조를 원형에 가깝게 관찰할 수 있어 전해질 설계와 계면 안정화 원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켄텍 김민호 교수, 이화여대 박하영 교수, UCLA 유장 리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수행된 한미 국제공동연구로, UCLA 후이다 류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환경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먼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영향력지수 30.5)’에 2026년 8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Understanding Interfacial Chemistries of LiPF6-Asymmetrically Fluorinated Glyme Ether Electrolytes for High-Voltage Lithium Metal Batteries’다.
#켄텍 #이화여대 #UCLA #리튬금속전지 #전해질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