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이 보여준 생존 전략, 한국 대학은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한국 대학도 안전하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의 현실
미국 대학들이 직면한 위기는 결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부 주간 고등교육 위원회(WICHE)가 발표한 Knocking at the College Door: Projections of High School Graduates (2024)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자 수는 2025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41년까지 1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에서도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 국내 대학 입학 정원은 약 49만 명이었지만, 실제 대학 지원자는 42만 명에 불과했다. 한국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2이후 미충원 사태가 발생할 것이며, 2036년에는 대학 정원의 절반 수준밖에 충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의 재정 위기, 지방대의 폐교 위기, 대학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한국의 고등교육 시스템 전반을 흔드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채택한 전략들을 분석하고, 이를 한국 대학의 현실에 맞춰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미국 대학의 대응 전략, 한국 대학에 주는 시사점
미국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도입했다. 이를 한국 대학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입학 절차 개혁과 지원 확대
미국에서는 Direct Admissions(직접 입학제) 도입, SAT·ACT 폐지, 입학 지원 간소화 등을 통해 대학 진학 장벽을 낮추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학 입시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수시와 정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입학 절차를 간소화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신 성적 기반 자동 입학 제도(한국형 Direct Admissions) 도입, 지역 인재 특별전형 확대, 대학 간 공동 입학 허브 구축 (학생이 한 번의 지원으로 여러 대학을 동시에 지원 가능)도 검토해볼만 하다.
학비 부담 완화 및 장학금 확대
미국에서는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정책(Tuition-Free Community College), 장학금 확대 등을 통해 대학 등록률을 높이고 있다. 등록금 지원 확대 및 학비 감면 정책 강화, 현재 소득 8분위까지 지원되는 국가장학금을 모든 대학생에게 확대 적용하고 지방대 등록하는 학생들에 대한 정책 장학금 지원, 산학협력 기반 취업 연계형 장학금 도입이 필요하다.
성인 학습자 및 평생교육 확대
미국 대학들은 온라인 학위 과정, 성인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 Prior Learning Assessment(PLA) 제도 등을 통해 성인 학습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전통적인 대학생(18~24세)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므로, 성인 학습자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방대학의 생존 전략: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지방대학의 위기이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미충원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Midwest(중서부)와 Northeast(북동부) 지역의 대학들이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및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방대-지자체 협력 장학금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 운영, 지방대 학생들을 위한 공공기관 취업 기회 확대 등 지역 맞춤형 교육 및 취업 연계 강화 정책을 통해 지방대학이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경제 및 산업과 긴밀히 연계된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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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의 미래, 변화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미국 대학들의 위기는 곧 한국 대학들의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가능하다. 입학 절차 간소화 및 지원 확대, 학비 부담 완화 및 장학금 확대, 성인 학습자 및 평생교육 강화,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지방대학의 생존 전략 강화. 이제 한국 대학들은 미래 변화에 대비하여 적극적인 정책 개혁과 혁신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이를 새로운 교육 모델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 단계는 대학과 정부, 기업이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고등교육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변화 없이는 생존도 없으며,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시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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