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률 감소, 학비 부담 증가, 노동 시장 변화 속에서 미국 대학들이 선택한 생존 방안은?
미국 대학들의 대응, 선택의 기로에 서다
미국 대학들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부 주간 고등교육 위원회(WICHE)가 발표한 Knocking at the College Door: Projections of High School Graduates (2024)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자 수는 2025년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2041년까지 1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 등록률 감소, 학비 부담 증가, 노동 시장 변화, 학습자 특성 변화 등과 맞물려 미국 대학들의 생존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들은 적극적인 개혁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본 기사는 미국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주요 전략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고등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대학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 새로운 입학 정책과 마케팅 전략
(1) Direct Admissions: 입학 절차의 혁신
최근 미국에서는 Direct Admissions(직접 입학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입학 절차는 복잡한 원서 작성과 추천서 제출, SAT/ACT 시험 요구 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컸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들은 고등학교 성적만으로 자동 입학을 허용하는 Direct Admissions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한 주요 대학들은 다음과 같다.
미네소타 대학 시스템: 학생이 별도의 지원 없이 자동으로 입학 가능
일리노이 주립대: 일정 기준 충족 시 입학 보장
아이오와 주립대: 입학 절차 간소화 및 전형료 면제
이러한 변화는 대학 지원 과정을 단순화하여 지원율을 높이는 동시에, 대학 등록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2) SAT·ACT 폐지와 입학 기준 완화
많은 대학들이 표준화 시험(SAT·ACT) 의무 제출 폐지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저소득층 및 소수인종 학생들의 대학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SAT·ACT 응시율이 감소하면서, 대입 시험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 미국 내 1,900개 이상의 대학이 SAT·ACT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하버드·프린스턴·스탠퍼드 등 주요 대학들도 이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보다 다양한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며, 등록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학비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 무료 대학과 장학금 확대
(1)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정책
미국 연방정부와 일부 주 정부는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정책(Tuition-Free Community College)을 도입하여 대학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테네시 주의 “Tennessee Promise”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학비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정책은 저소득층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유도하고, 이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2) 장학금 및 재정 지원 확대
미국 대학들은 재정 지원을 확대하여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뉴욕주 “Excelsior Scholarship”: 뉴욕주 공립대학에서 연소득 12만 5천 달러 이하 가정의 학생들에게 학비 면제 제공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무상교육 프로그램 확대
미국 내 사립대학들: Need-Based Financial Aid(소득 기반 재정 지원) 및 Merit Scholarship(성적 우수 장학금) 확대
이러한 정책들은 대학 등록률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제적 이유로 대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성인 학습자 유치: 학령인구 감소 시대의 새로운 해법
(1) 성인 학습자를 위한 유연한 학위 과정
미국 대학들은 성인 학습자(Adult Learners)를 대학으로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학위 과정, 단기 인증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ASU): 온라인 학위 과정 대폭 확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World Campus”를 통한 원격 교육 제공
하버드 대학교 Extension School: 직장인을 위한 저렴한 학위 과정 운영
(2) Prior Learning Assessment (PLA) 제도 도입
미국 대학들은 성인 학습자들이 기존 경력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PLA(Prior Learning Assessment)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 직장 경력 및 군 복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
뉴욕주립대(SUNY): PLA 학점 전환 프로그램 도입
이러한 변화는 대학들이 전통적인 18~24세 학생층을 넘어, 보다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대학의 미래, 변화 없이는 생존도 없다
미국 대학들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새로운 환경에 맞는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육 모델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 분석한 전략들은 미국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맞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이는 향후 고등교육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음 3편 기사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 대학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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